살다 보면 가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삶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는 그저 남들처럼 열심히 나무를 베고 있었을 뿐인데, 정말 잘 살고 싶어서 힘껏 도끼를 휘둘렀을 뿐인데... 예기치 않게 도끼날이 자루에서 쑥 빠져나가 버리는 그런 순간 말입니다.
내 손을 떠난 도끼날이 생각지도 못한 상처를 입히고, 수습할 수 없는 결과가 되어 돌아올 때 우리는 망연자실합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이럴 생각은 없었어”라고 소리쳐봐도 세상은 차가운 보복의 칼날을 세우고 우리를 뒤쫓아옵니다.
죄책감이라는 추격자에게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어디로도 도망칠 곳이 없다고 느껴지는 그 밤, 하나님은 우리에게 나직이 한 성읍의 이름을 속삭이십니다.
“도피성으로 오렴.”
하나님은 아셨습니다. 우리가 악해서가 아니라, 너무나 연약해서 저지르는 실수들을 말입니다. 잘해보려다 넘어지고, 사랑하려다 상처 주고, 지키려다 깨뜨려버리는 우리 인생의 ‘빠져버린 도끼날’을 주님은 이미 보고 계셨습니다.
도피성은 아무나 들어가는 곳이 아닙니다. “나는 잘못이 없다”고 우기는 완악한 자나, 죄를 즐기는 교만한 자에게 그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연약함 때문에 어찌할 줄 몰라 떨며 달려오는 자, “주님, 제 힘으로는 이 상황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라고 울며 고백하는 자에게 도피성의 문은 세상에서 가장 넓게 열립니다.
혹시 지금 인생의 도끼날이 빠져버린 것 같은 사고 앞에 서 계십니까? 내 힘으로는 도저히 수습할 수 없는 관계의 깨어짐, 자녀의 문제, 혹은 일터에서의 무너짐 때문에 보복자에게 쫓기듯 불안해하고 계신가요?
그 마음 그대로, 숨을 헐떡이며 주님께 달려가십시오. 도피성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가 닿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양팔을 벌리고 서 계십니다. 그 성문 안으로 발을 들이는 순간, 더 이상 추격자의 발소리는 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의 거룩한 통치가 여러분을 덮을 것이고, 우리의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의 생명이 여러분의 모든 실수를 덮어주실 것입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도끼 자루가 빠진 건 여러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만큼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 연약함을 아시는 주님이 오늘 당신의 완벽한 피난처가 되어주실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