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여호와를 뵈옵지 말고”
사실 이 말씀은 늘 제게 조심스러웠습니다. 목사로서 혹시라도 성도들에게 무언가를 바쳐야 한다는 부담을 주는 말씀이 될까 봐, 늘 마음 한편이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월절과 칠칠절 그리고 초막절을 묵상하면서 제가 크게 오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빈손’은 헌금 봉투가 비어 있다는 뜻이 아니라, 내 삶에 은혜의 흔적이 사라진 상태라는 것을요.
그 순간 제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역이 바쁘다는 이유로 내 인생의 뿌리가 여전히 ‘어린양의 피’, 그 유월절의 은혜 위에 놓여 있는지를 점검하지 못한 채 달려온 것은 아니었는지.
하나님께 받은 복이 분명히 많은데도, 그 복을 흘려보내는 기쁨보다 내 몫을 계산하고 지키는 데 더 마음을 쓰며 칠칠절의 감격을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환경은 안정되었는데 마음은 여전히 불안해서, 광야에서도 함께하셨던 초막의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한 제 연약함이 보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절기를 주신 이유는 단순히 “예배 잘 드려라”는 종교적 명령이 아니라, “네 삶의 주인을 다시 확인하자”는 사랑의 초대였습니다. 세상의 계산과 염려가 조용히 제 삶의 자리에 앉으려 할 때마다, 하나님은 절기를 통해 제 어깨를 붙들고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야. 너는 은혜로 살아온 사람이고, 앞으로도 은혜로 살아갈 사람이야.”
그래서 이번 주, 저는 하나님 앞에 결코 빈손으로 서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준비하기보다, 한 주 동안 제 삶에서 은혜가 실제로 지나간 흔적들을 모아보려 합니다. 억울한 마음이 올라올 때 십자가를 떠올리며 삼켜낸 용서의 순간, 여유 없던 상황 속에서도 기꺼이 내어주었던 작은 나눔, 앞날이 불안해 잠 못 이루다 결국 주님 앞에 내려놓았던 그 밤의 기도 말입니다.
신앙은 정보를 쌓는 일이 아니라 삶의 주인이 바뀌어 가는 여정입니다.
이번 한 주, 여러분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주일 예배 자리에서 서로의 얼굴에 남아 있는 그 은혜의 흔적들을 함께 보고 싶습니다. 세상 방식이 아니라 은혜의 방식으로 살아내느라 애썼던 여러분의 한 주가, 우리 예배를 ‘빈손’이 아닌 풍성함으로 채워줄 줄 믿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우리 삶을 은혜로 꼭 붙들고 계십니다. 그러니 이번 한 주도 그분을 신뢰하며 조금은 가볍게, 그러나 더 정직하게 걸어가 봅시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2)

너의 가운데 모든 남자는 일 년에 세 번 곧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여호와를 뵈옵되 빈손으로 여호와를 뵈옵지 말고
신명기 16:16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로마서 12:1